지난 9일 치러진 20대 대통령선거 기간 SNS 사용자들은 남녀갈등과 세대갈등이 심각하다고 느낀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지역갈등의 심각성은 전보다 덜 느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3일 국가보훈처 산하 재단법인 ‘대한국인’이 온라인조사 전문업체 마크로밀엠브레인에 의뢰해 지난 3∼6일 SNS 사용자인 전 연령대 남녀 1069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들은 남녀갈등을 가장 심각하게 인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선 기간 SNS 사용자의 인식 변화를 분석하기 위해 이뤄진 이번 조사는 갈등 유형별 심각성 인지 정도를 5점 척도로 평가하도록 했다.
그 결과 응답자들은 남녀갈등에 평균 3.92점을 줬다. 2020년 12월 진행한 같은 조사에서 남녀갈등의 심각성이 3.77점을 기록한 것에 비해 큰 폭으로 높아진 것이다.
이어 세대갈등도 2020년 조사 결과 3.75점보다 높아진 3.85점을 받았다.
반면 종교갈등의 심각성 인지 정도는 3.60점에서 3.40점으로 눈에 띄게 낮아졌고, 지역갈등도 3.68점에서 3.60점으로 하락했다.
이밖에 이념·빈부·노사 갈등은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조사를 진행한 숙명여대 사회과학대학 조정열 교수는 “1970년대 대통령선거 이래로 한국 정치를 흔들었던 지역갈등은 선거 기간인 데도 평소보다 줄었다”며 “평소에도 시끄러웠던 남녀갈등은 선거 기간 가장 두드러지게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조사 결과를 SNS 사용빈도에 따라 고사용자와 저사용자로 나눠 분석했을 때 SNS 고사용자(매일 사용·하루에도 여러 번 사용)는 저사용자(전혀 안 함·주1회 사용)보다 ‘우리 사회의 갈등이 심하다’고 인식하면서도 ‘SNS 소통과 토론이 사회갈등 해결에 도움이 된다’고 믿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SNS 고사용자는 선거 기간 남녀갈등의 심각성을 4.03점으로 평가해 저사용자(3.77점)보다 훨씬 심각하다고 인식했다.
조 교수는 “선거 기간 SNS상 사회갈등이 더 커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SNS가 사회갈등을 조장한다는 것은 오해로 드러났다”며 “SNS를 더 자주 이용하는 사용자들이 사회갈등을 해결하려는 의지가 강하고 사회 참여에 긍정적 태도를 지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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